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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바이러스: RABBITS 🐇

나무수피아 2025. 5. 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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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컴퓨터 바이러스는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협 중 하나입니다. 랜섬웨어, 트로이 목마, 웜 등 다양한 악성 코드는 전 세계 개인과 기업, 정부를 위협하지만, 이처럼 정교한 공격 이전에도 컴퓨터 바이러스의 뿌리가 되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197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에서 탄생한 RABBITS 바이러스입니다.

   RABBITS는 파일 감염이나 데이터 파괴 없이, 단순히 자기 자신을 무한히 복제하는 프로세스 생성으로 시스템 자원을 고갈시켜 마비시키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단순한 구조는 당시 운영체제 설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으며, 오늘날의 시스템 자원 관리 및 보안 정책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RABBITS 바이러스의 탄생 배경, 작동 원리, 특성, 그리고 보안 역사에 미친 영향을 차근차근 살펴봅니다.


📖 1. RABBITS 바이러스 개요

   1974년 UNC의 컴퓨터 과학 연구소에서 등장한 RABBITS는 최초의 자기 복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당시 유닉스 기반 시스템을 실험하던 중 만들어졌으며, 악의적 의도보다는 프로세스 관리 실험 또는 장난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RABBITS는 실행 시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수많은 프로세스를 생성해 운영체제의 자원을 빠르게 고갈시켰습니다. ‘Rabbit(토끼)’이라는 이름은 토끼가 빠르게 번식하는 것에서 유래했으며, 그 복제 속도는 현대의 포크 폭탄(Fork Bomb)과 유사합니다. 다만, RABBITS는 파일 감염이나 네트워크 전파 기능이 없었기에, 단일 시스템 내부에서만 영향을 미쳤습니다.

   많은 이들이 최초의 바이러스로 리차드 스크렌타의 1982년 Elk Cloner를 꼽지만, RABBITS는 그보다 8년 앞서 자기 복제의 개념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Elk Cloner가 파일 감염과 확산 기능을 포함했다면, RABBITS는 단순한 프로세스 복제에 집중한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2. RABBITS의 동작 원리

RABBITS는 자기 복제를 위해 다음 단계를 수행합니다:

  • 프로세스 생성: 실행되면 자신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여러 개 생성합니다.
  • 복제 반복: 생성된 프로세스들도 다시 복제본을 만들며, 복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 자원 고갈: 무한 증식한 프로세스들은 CPU 시간, 메모리, 프로세스 테이블 등 시스템 자원을 빠르게 소모합니다.
  • 시스템 마비: 결국 운영체제가 자원 부족으로 정상 동작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강제 종료됩니다.

    이 과정에서 RABBITS는 네트워크나 이동식 매체를 통한 전파가 불가능했습니다. 오직 실행된 컴퓨터 내에서만 복제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당시 네트워크 환경 미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당시 운영체제는 프로세스 수나 메모리 사용 제한 기능이 미약해, 이러한 무한 복제 공격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스템 불안정과 작업 중단이 빈번히 발생했고, 운영체제 설계자들에게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 3. RABBITS 바이러스의 특성

  • 무한 자기 복제 (Self-Replication)
    RABBITS의 가장 핵심은 무한히 자기 자신을 복제해 프로세스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는 점입니다. 이는 모든 컴퓨터 바이러스가 갖는 기본 속성인 ‘자기 복제’를 최초로 구현한 사례입니다.
  • 비파괴적 특성 (Non-Destructive Behavior)
    파일 감염이나 데이터 파괴 없이, 단순히 시스템 자원을 소모해 시스템 성능 저하와 다운을 초래했습니다. 당시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데이터 손상 피해는 없었으나, 작업 중단과 불편을 야기했습니다.
  • 전파 기능 부재 (Lack of External Propagation)
    네트워크, 이동식 저장매체 등 외부 전파 기능이 없어, 한 컴퓨터 내에서만 작동했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미의 바이러스’와는 다르며, 단순한 자원 소모 공격으로 분류됩니다.
  • 시스템 자원 고갈 및 마비 (Resource Exhaustion)
    CPU, 메모리, 프로세스 테이블이 빠르게 고갈되어 시스템 다운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이후 악성 코드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공격 기법의 원형으로 평가됩니다.
  • 실험적 코드 (Experimental Nature)
    악의적 목적이 아닌 운영체제 및 프로세스 관리 실험의 결과물로 보이며, 당시 컴퓨터 과학 연구와 보안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4. RABBITS 바이러스가 남긴 영향과 의의

   RABBITS는 단순한 프로세스 복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운영체제와 보안 기술 발전에 큰 변화를 촉발했습니다. 주요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운영체제의 자원 관리 강화: 프로세스 생성 제한, 메모리 사용 한도, 사용자 권한 분리 등 자원 관리 기능 도입
  • 보안 정책 발전: 악성 코드 방어 및 탐지 기술의 기초 개념 형성
  • 바이러스 연구의 출발점: 이후 등장하는 Creeper, Elk Cloner, Morris Worm 등 악성 코드가 RABBITS의 자기 복제 원리를 계승 발전

오늘날 운영체제와 보안 체계가 반드시 갖추고 있는 프로세스 제한 및 자원 관리 기능은 RABBITS가 보여준 취약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RABBITS 바이러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자기 복제 코드로 컴퓨터 시스템을 마비시키며, 보안과 운영체제 설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역사적 사건입니다. 악성 코드 연구와 디지털 보안 역사의 시작점이자, 현대 보안 위협과 대응책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RABBITS 바이러스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원리로 동작했으며, 오늘날 사이버 보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코드 한 줄이 정보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례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와 대비가 필요함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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